07-28-2024

죽음이라는 것은 대자연 속으로 한순간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 납득과 순종을 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은 순간의 향락을 가능하게 하고, 그것의 축적 끝에 결국 고통과 쾌락의 경계가 없어진 것 또한 받아들이게 한다. 다만, 죽음이 한없이 가볍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육체 안에 갇힌 정신이 내리는 오만일지도 모른다. 고작 정신을 캔버스 위로 전이시키는 것으로 신의 흉내를 내며 만족할 때, 병처럼 붙어버리고 마는 패배감을 잊지 말자. 나는 우연의 연쇄 끝에 운명적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닌, 운명의 연쇄 끝에 우연한 죽음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연한 죽음을 책망하고, 그것이 운명적인 생을 앗아간 것에 대해 슬퍼하는 것이 본래 인간이 인간답게 행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럴 때에 세상을 먼저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심장이 납덩이가 되어 나의 얼굴까지 벗겨 불명의 지하로 추락하는 경험을 한다.

Previous
Previous

08-23-2024

Next
Next

07-26-202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