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9-2023
당장 며칠 뒤면 2년간 살았던 이 집을 떠나야 하는데, 도무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소파에서 마음껏 우쿨렐레를 치는 것도 이제 다 끝이겠다. 이 집은 내게 참 잘해줬다. 내가 그토록 미워하고 정리를 몇 번이고 하려고 했어도, 실패 끝에 간사한 내가 다시 돌아오면, 그 자리 그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감시 없이는 바퀴벌레에게 온몸을 내주었을 것으로 의심했건만. 책상에 먼지 한 톨 쌓이지 않은 채 나를 기다렸다, 그림처럼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집에 왔었다. 나는 그들에게 이곳에서 익힌 맛있는 요리를 대접했다. 비좁은 단칸방에서 아무런 의지도 없이 우리는 서로의 시야에 걸쳤다. 그처럼 모든 게 쉬웠다. 미워한 이 집이 나를 기억하고, 기다려준 것처럼 내가 미래에 이곳을 뚜렷이 그릴 수 없을 것 같아서. 내게 여유가 생겼을 때는, 너는 이미 다른 것들로 메워져 있겠구나.